KBS아나운서 박종세 회고록 - 모임과 지인들 (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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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아나운서 박종세 회고록 - 모임과 지인들 (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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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과 지인들 (32회)

  제5장 텔레비전방송 시대의 개막




술 마시기 시합


이때는 술도 한참 마실 때여서 종로에 있는 한국 텔레비전 기술학원 김기호 원장, 그리고 광교(廣橋) 경성지물포의 김준현 사장과는 참 많은 술을 마셨다.


이화동에 있는 김준현 사장의 처가에 함을 지고 갔을 때의 일이다. 그곳에서 한 패의 젊은이들과 술내기가 벌어졌다. 술내기처럼 미련한 일은 없다지만 그 날은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부잣집이어서 그 날은 귀한 양주가 나왔는데, 나는 내기 상대와 주거니 받거니 몇 잔을 마셨는지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술을 마시고 말았다. 결국 내가 이기긴 했는데, 나는 그 뒷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 만큼 인사불성이 되고 말았다. 그 날은 내 일생에 다시는 술 마시기 시합 따위는 없어야 된다는 것을 확인한 날이었다.


김준현 사장은 개성 부자이신 부봉(富峰) 김형태 어른의 둘째 아드님으로 휘문고를 거쳐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물포 사업을 경영했는데, 친구들을 좋아하고 그릇이 커서 그야말로 ‘오야붕’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은 나보다 한 살 아래지만 허물없이 그러나 지킬 예의는 깍듯이 지키면서 내 함은 김 사장이, 김 사장 함은 내가 질 정도로 젊은 시절부터의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그러나 세월이 가는 것은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일이어서, 김준현 사장의 학교 때 역도로 단련한 그 탄탄한 몸에 병마가 찾아와 요즘은 활동을 줄이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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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호 원장 내외와


견우회(見友會)와 견우회(犬友會)


1965년, 경기고 출신 친구 몇 명과 내가 졸업한 경복고 출신 친구들이 우연히 어울려 모임 하나를 만들었는데,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족들끼리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회포를 풀고 있다.


멤버는 양쪽 학교가 반반으로 경복 29회는 나와 김근호, 이기철, 이향무, 김지영, 그리고 경기 50회는 한상국, 윤백명, 조정상, 노종상, 김용희, 안한식, 김예영, 그리고 은병기, 이윤재, 신두성 군 등인데, 이중 김근호, 이기철, 신두성 군이 타계했고, 이향무, 조정상 군은 이민을 가서 지금은 열 명이 남았다.


이 모임은 시작부터 리더 역할을 해온 서울여상 한상국(韓相國) 교장이 잘 이끌어주고 있다. 한상국 교장은 구한말의 충신으로 참정대신(參政대신)을 지낸 한규설(韓圭卨) 대감의 손자로 교육계분만 아니라 체육계에도 크게 공헌을 해서 우리나라 탁구가 세계를 제패하는데도 일조를 했다.


이 모임에는 조정상 군이 작사를 한 “새끼야 새끼야 개새끼야...”로 시작되는 모임의 노래가 있는데, 노래가 시작되면 견우(見友)인지, 견우(犬友)인지 구별이 안 되어 모두들 배를 잡고 웃는다.     

   

1학년 2반 모임


이 무렵에 생겨난 또 하나의 모임이 있다. 경복중학교에 입학할 때 1학년 2반이었고, 모두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대문 근방에 살게 된 친구들이다.


모임의 리더인 정인성(鄭寅聖) 군은 의대 출신으로 적십자병원 부장을 거쳐 성심병원을 개업 중인데 나의 주치의나 다름없다. 나는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그에게 달려가는데, 내가 방송활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학년 2반 모임 중의 또 한 사람 정양모(鄭良模) 군은 문리대 사학과 출신으로 양명학의 대가이신 역사학자 정인보(鄭寅普) 선생의 아드님이다. 정 군은 국립중앙박물관장(國立中央博物館長)을 지낸 우리나라 고고학계의 일인자로 지금은 한국 문화재위원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한 친구는 금융계의 대부인 강준철(姜埈喆)군이다. 법대를 나와서 농업은행, 신탁은행, 서울은행에서 상무, 전무, 감사 등을 지내고 은퇴를 했는데, 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 만물박사이다. 아직도 웬 골프는 그리도 잘 치는지 모두가 부러워하는 친구이다. 


우리 네 사람은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일 년에 몇 번씩은 내외가 함께 만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중학교 1학년 때 한반, 대학도 같은 대학, 그리고 사는 동네도 같은 우연을 소중한 인연으로 발전시켜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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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성, 정양모, 강준철 군과


중 고등학교 동기들


그밖에도 나는 중학교 입학 때의 친구와 고등학교 졸업 때 친구의 모임을 따로 갖고 있는데, 생각나는 대로 이름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29회 / 정호용, 전순재, 조경래, 송문강, 김지영, 맥운상, 봉두완, 엄정흠, 윤무섭, 이한동, 윤종수, 윤혜병, 이용곤, 이종명, 임광원, 장대영, 정양모, 정영환, 정인성, 최희준, 조창제, 조중식, 조한국, 김성렬, 박창곤, 강준철, 이진구, 조선영, 신현국, 유상희, 유성배, 임윤래, 이영강, 김도영, 권희덕, 노재동, 김호식, 김기연, 김영환, 김동석, 한호기.


30회 / 김상덕, 이종덕, 정진환, 김계환, 이명구, 권영일, 김명주, 김세영, 김인환, 김태훈, 박용식, 성기영, 오인환, 유양수, 유완빈, 이경식, 정연철, 정의순, 최경탁, 한동우, 홍관의, 김기주, 배홍기, 이준혁, 안승균, 이종화, 이중탁, 임영준, 김동춘, 김용범, 최진우, 석진우, 김상배, 라중구, 윤순화, 김윤섭, 김우섭, 차경재.


한결 같이 자기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있는 이들 친구들 중에는 결혼 때 내가 사회를 보았거나, 2세들의 주례를 맡은 경우도 많은데, 지금도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있다.

 

대학 대학원 동기들


대학동기이면서 자주 모임을 갖는 친구들로는 강신웅, 김윤태, 김영우, 신용국, 이귀윤, 전관수, 백도식, 신재을, 이찬교, 박대규, 유길준, 이범국, 이학용, 김진양, 맹천호 군 등이 있다.


또 뒤늦게 한양대 행정대학원에서 공부를 같이 했던, 동기들로는 김광석, 강상섭, 김성대, 김연호, 김우상, 김종환, 김진순, 김창근, 오승채, 이남석, 장래수, 정운길, 정우환, 조일현, 채기철, 최용규, 최효봉, 현홍규 씨 등이 있는데, 지금까지 끈끈한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또 하나 오래된 친구 모임으로는 김은수, 김석주, 오재식, 지선훈, 유영기, 한종수, 김지엽, 전영석 군 등이 자리를 함께 하는 장단초등학교 23회 졸업생 모임이 있고 매주 금요일마다 있는 서울대학교 최고 경영자과정 AMP 5기 모임은, 나이 들어 공부를 하면서 인연을 쌓은 너무나 보람 있는 모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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