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나운서 박종세 회고록 - 나와 골프 (40회) 제7장 골프와 방송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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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아나운서 박종세 회고록 - 나와 골프 (40회) 제7장 골프와 방송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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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골프 (40회)

  제7장 골프와 방송중계




나와 골프 


내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73년이다. 주로 앉아서 근무를 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종사하다보니 운동량이 부족해서 걱정인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권했다. 


그래서 나는 불광동 쪽 북한산 자락의 얕은 산을 가끔 오르내렸지만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언론계(言論界)에서 골프모임으로 유일하게 활발한 <매스컴회>의 초청을 받게 되었다. 3월 첫 시합이 인천에 있는 국제(國際)CC에서 열리니까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매스컴회 멤버 가운데 아나운서로는 임택근 선배가 유일했었는데, 임 선배는 부친 임긍순 어른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로타리클럽 멤버로 활동했으며, 골프를 시작한지도 꽤 오래되어 가끔 아나운서실에서 스윙 연습을 했고, 그럴 때마다 나는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했었다. 


나는 매스컴회의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3월 출전을 위해 2월부터 정호완 동문이 쓰던 하프세트를 빌려 무교동 연습장에서 연습을 시작했다. 그 무렵, 종로의 대형 서점 양우당(良友堂)의 신성철 사장도 나에게 강력히 골프를 권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쓰던 풀세트 골프채를 건네주면서 연습 라운드에도 나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3월 7일, 다음날 있을 매스컴회의 시합 날을 앞두고 소위 ‘머리얹기’ 행사를 위해, 나는 골프장 필드에 첫 발을 내디뎠다. 양우당 신 사장과 이화여대 사무국의 김경환 국장이 인천 국제CC에서 나를 데리고 라운딩을 해준 것이다. 


두 분은 엉망일 수밖에 없는 내가 무안해하지 않도록 칭찬도 곁들여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 그립 잡는 법, 골프의 룰, 골프에티켓, 그릴 공락법, 벙커에서 효과적인 샷 등을 일일이 가르쳐주었는데, 18홀 라운딩을 마쳤을 때 나는 물론이고 두 분도 땀범벅으로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121루타와 감투상(敢鬪賞)


그렇게 해서 골프 머리를 얹은 나는 겁도 없이 다음날 매스컴회 정규시합에 출전을 했고, 그 대회에서 121타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를 기록했다. 


시상식에서 매스컴회 회원들은 하나같이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었고, 스폰서인 태평양화학 서성환(徐成煥) 사장은 직접 나에게 순은으로 만든 감투상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이 트로피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집에 보물로 고이 간직되어 있다. 


그런데 골프 출장 첫날 기록한 121타가, 나의 중학교와 대학교 입학 때의 수험번호와 일치해서, 121이 내 생애에 깊이 간여하는 숫자인 것을 또 한 번 확인하면서 훈자 웃음을 머금었다. 


데뷔 대회에서 꼴찌를 한 나는 다음 한 달은 매스컴회에 나가지 않고 혼자서 연습의 칼을 갈다가, 5월 대회에 출장을 했다. 동반자는 매스컴회 골프리더인 목사균(睦四均) 국장과 경향신문 고광탁 국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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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신준호 회장, 동방 신명순 회장과 안양CC에서



장소는 용인CC였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기가 막히게 샷이 되면서 조금도 뒤쳐지지 않고 동반자들과 동등하게 경기를 해나갔다. 용인CC에서 ‘양말코스’라고 불리는 17번 홀에서 과감하게 질러치는 등 아주 멋진 플레이를 펼친 끝에 합계 95타를 치고 들어왔다. 


이 점수는 내가 핸디캡 30이었으므로 7언더를 친 것이 되어 참가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었다. 


결국 꼴찌를 한 첫 출장 후 두 달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은 꼴이 되었다.    


안양(安養)CC의 정회원


이렇게 시작한 골프는 30년이 흐른 오늘날까지 나의건강을 지켜주셨고, 친교(親交)는 물론 방송생활과 그 후의 회사 운영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당시는 내가 동양방송에서 아침 8시에는 뉴스 전망대, 낮 12시에는 정오뉴스, 밤 9시에 TBC석간은 진행하는 등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을 때여서 건강유지가 다른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관심사였는데, 골프덕을 톡톡히 본 셈이었다. 


이병철 회장, 홍진기 회장, 김덕보 사장, 이종기 사장, 전응덕 보도국장 등이 내가 골프하는 것을 장려해주었고, 백구회(白球會)골프대회를 이끌던 김덕보 사장과 전응덕 국장은 나를 가끔 대회에 참가시키기도 했다. 


그렇게 골프에 재미를 붙이던 중에, 나는 윗분들 주선으로 영광스럽게도 안양CC의 정회원이 되었다. 


당시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안양CC는 국내 최고의 골프장이었기 때문에 휴일에 가까운 사람들과 라운드를 하면 모두들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일본 NHK의 히쿠치 주간(主幹)도 우리나라에 오면 안양에서 골프하기를 기대했고, 캐나다로 이민 간 아나운서 동기인 임동순 치과의사도 우리나라에 오면 나와 안양CC에서 골프를 즐겼다. 


<2ㆍ9골프회> 탄생


안양CC의 정회원이 될 만큼 골프와 가까워지면서 나는 같은 방에서 근무하던 봉두완 눈평위원과 애기가 되어 경복 29회 동기들의 골프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2ㆍ9골프회>를 탄생시켰다. 


<2ㆍ9골프회>는 만나고 싶었던 동기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코스에서 친목을 다지는 모임으로 미국에서부터 골프를 친 봉 위원이 리더가 되어 이끌었는데, 지금은 윤종수, 김지영 군이 모임을 맡아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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